아프리카 남부의 칼라하리 사막에 살고 있는 부시맨 중에는 지금도 석기 시대처럼 생활하고 있는 종족이 있다.
부시맨은 2만년 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다른 종족과 싸운 적이 없었다. 위험은 얼마든지 있었지만, 그때마다 도망쳐 가서 적과 맞부딪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시맨이 도망가는 곳은 언제나 먹거리가 풍부한 지역들이어서 생활하는 데에도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부시맨을 좋사하러 갔던 학자들이 가장 놀라워 했던 점은, 먹을 것이 풍부한 곳에 살고 있으면서도 한 시간도 채 되기 전에 두 손에 가득 먹을 것을 안고 돌아오는 그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였다.
환경이 좋은 땅에서 생활하고 있으므로 경작할 필요가 없고, 짐승을 잡으러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한 싸움이나 경쟁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이러한 환경은 부시맨들로 하여금 진보나 발전과 담을 쌓게 했다.
그런데 정작 진보가 없었던 것은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부시맨만이 아니다. 근대화의 혜택 속에 생활하고 있는 현대인 속에도 '부시맨'은 있다.
막상 어려운 문제나 역경에 부딪치게 되면 도망갈 궁리부터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맞서서 헤쳐나가려는 용기가 없고, 어려움을 돌봐줄 사람을 찾아 의탁하려고 하는 생각밖에 없다.
이것은 어떤 면에서는 최소한 먹을 것을 스스로 찾아오는 부시맨보다 더 의존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웨덴에서는 자녀의 나이가 17세가 되면 부모가 자녀에게 '방세'를 받는데 17세쯤 되었으면 자신의 앞가림은 충분히 할 수 있는 나이와 체력이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방세를 벌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돈이 어느 정도 모이면 '어차피 방세를 낼바에야 아파트를 빌려 독립하는 것이 낫겠다. 부모님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고...'라고 생각하면서 형편에 맞는 집을 얻어 독립해 나감으로써 경제적.정신적으로 완전한 독립이 이루어진다.
음악대학의 예비학교를 운영하는 사람이었다. 이곳의 학생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여덟시간 정도 피아노나 바이올린 연습에 매달려 있었다. 한번은 여름철 합숙을 시작했는데, 연습을 시작하려고 피아노 뚜껑을 열던 한 학생이 쓰러져 버렸다. '혹시 스모그 현상때문에?'라고 생각한 선생님들은 서둘러 학생들의 생활환경을 조사했다.
그러나 그 학생이 쓰러진 이유는 놀랍게도 영양실조 였다. 자취 경험이 없던 학생은 인스턴트 라면 정도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17세쯤 되면 자기 힘으로 식비나 학비쯤은 벌 수가 있고, 돈의 가치나 부모의 노고를 이해하게 된다면 사회를 보는 눈도 크게 달라지게 될 것이다. 만약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 없는 학생의 경우에는 부모가 대주는 학비와 식비, 그리고 방세 등이 고스란히 빚으로 계산되어 성인이 되어 반드시 갚겠다는 계약서를 작성하게 했다.
인생에는 수많은 승부수가 도사리고 있다. 사람은 냉혹한 조건에 처했을 때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창조적인 작업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시간이 없다, 건강이 나쁘다, 사람이 없다, 자금이 없다 등등, 일을 하는 데 나쁜 조건을 거론하자면 끝이 없다. 그러한 나쁜 조건들은 바꿔말하면 일의 효율적인 처리나 일의 가속도를 붙이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즉, 편안하고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을 때는 생각해 낼 수 없는 수단이나 방법을 발명하거나 발견하게 되는 가장 좋은 조건이 되는 것이다.
**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 결코 편안하고 좋은 환경에서만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때로는 역풍에 반항하며 싸워서 이겨내는 위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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